역병정-능주파크골프장
- 글쓴이 김승현
- 등록일 2025-10-0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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능주 들어서는 길은 차분했습니다. 역병정에 도착하니 물이 잔잔히 흐르고, 정자 기둥의 나뭇결이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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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였기에 더 잘 들렸습니다. 바람이 수면을 스치며 내는 작은 마찰음, 멀리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새소리, 정자 아래 돌계단을 타고 오르는 제 발소리까지 모두가 오늘의 리듬이 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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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자에 걸터앉아 가볍게 허리를 펴고, 호흡을 길게 내쉬었습니다. 휴대폰 카메라는 잠시 내려놓고, 대신 수첩을 펼쳐 현재의 감각을 한 줄씩 적었습니다. 물빛은 녹색과 회색 사이를 오갔고, 하늘은 얇은 구름층 아래에서 파스텔처럼 번졌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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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풍경은 누군가와 감탄을 나누기보다 조용히 받아들이기에 더 적합했습니다. 역병정을 나와 능주파크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. 파크골프는 생각보다 규칙이 단순했습니다. 혼자 라운드를 돌기에도 무리가 없었고, 준비물은 모자와 장갑, 편한 운동화면 충분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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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스는 잔디의 결이 단정했고, 공이 바닥과 맞닿을 때마다 짧은 금속성 울림이 손끝으로 전해졌습니다. 샷을 준비할 때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기보다, 손목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호흡을 고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. 첫 홀에서는 비거리에 집착했는데, 세 번째 홀쯤 되자 방향과 거리 조절의 균형이 조금씩 맞아갔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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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병정에서 다듬어진 마음가짐이 골프장의 루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. 해가 조금 기울 무렵, 라운드를 마치고 그늘 벤치에서 물 한 모금을 마셨습니다. 혼자라서 외롭지 않았습니다. 오히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기에, 제 호흡과 걸음, 시선이 온전히 현재에 집중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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돌아보니 오늘의 핵심은 기록보다 체감이었습니다. 역병정에서의 정적, 파크골프장의 리듬, 그리고 귀로 들어온 바람 소리까지 한 묶음으로 정리되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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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팁을 남기자면, 역병정은 오전 9시 이전의 고요가 좋았고, 파크골프는 햇빛이 강하지 않은 시간대를 고르면 집중력이 오래 유지되었습니다. 장비 대여가 가능하다면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.